충남 공주의 우리 종가.
유유한 금강이 공주 도성을 휘돌아 나오는 강가의 아름다운 마을.
일찍이 아버지는 종가의 막내집안으로
고향을 뛰쳐 나와 어렵사리 자수 성가하시고.
오래된 종가는 이제는 아쉽게 불타 없어졌지만
옛 고풍스런 자그만 한옥이었다.
검소한 가풍을 그대로 보여 주었었는데
사랑채 방에 이어서 문루 대청(맞는 말인지 모르겠다.)이 있었고
그 문루의 기둥은 자그만 연못에 뿌리를 내리고...
그 사랑채가 오래 전에 탔다.
그 문루에 걸려 있던 현판.
아쉽게도 같이 타 버렸다.
氷心軒, 자손들이 잡념없이 공부에 매진하라는 의미겠지.
제비집을 떼어낸 황토흙 자국이 보인다.
지금은 그 자리에 커다란 사당도 짓고, 큰댁 후손이 사시는 양옥 집도 지어 놓았다만.
옛집의 아늑하고 포근한 장난감 같던 야트막한 집을 잊지 못한다.